김종오의 기장스쿨 part 2  Approach & Landing  1/2

 

접근 및 착륙(Approach & Landing) I

 

이번  기장 스쿨 주제는 ‘접근 및 착륙’입니다.
순서로 보자면 접근 및 착륙은 비행의 마지막 단계에 해당됩니다. TM이든 POM이든 모든 비행 관련 책자엔 뒷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기장 스쿨에 입과하신 분들의 관심사로 보자면 제일 먼저일 것 같아서 이번 호 주제로 정했습니다. 어차피 기장 스쿨의 B737 TM은 조종사의 입장에서 쓰는 것인데 아무려면 어떻겠습니까?

 

모든 비행기 조종의 꽃은 착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착륙이 잘되면 그 전 단계가 맘에 안들어도 넘어갈 수 있지만, 그 반대의 경우 스스로도 용서할 수 없습니다. B737 NG 시리즈는 특히 착륙이 어렵다고 합니다. 실제 그런 면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만, 먼저 그 생각부터 바꾸어야 합니다.

 

모든 비행기는 똑 같습니다. 세스나나 B747이나, KT-1이나 F-16이나 모두 같습니다. 어떤 비행기도 비행기에 가해지는 4가지 힘, CG와 CP, 양항비 등을 비행운용한계를 벗어나서 설계할 없습니다. 필요에 따라 그 위치가 조금씩 달라지기 때문에 특성이 조금씩 다를 뿐입니다. 거기에 더해 비행기 조종이 자전거 타기와도 다르다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마치 야구나 당구나 골프나 축구나 구기 종목은, 공을 다룬다는 기본 개념에 있어서 같은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공은 공이고 비행기는 비행기일 뿐입니다. 비행기와 우마차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비행기를 크게 보면 Vehicle의 범주에 들어갑니다. Vehicle을 우리말로 표현하기가 쉽진 않지만 의미상으로 보면 ‘탈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Vehicle에 대해서는 위키피디아를 참고하세요.) 이 비히클의 구조는 세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동력전달장치, 동력, 방향조절장치입니다. 말하기 쉽게 바퀴, 동력, 핸들이라고 하겠습니다. 각종 비히클을 이 세가지 기준으로 표-1과 같이 분류하였습니다.

 

           구분            

         바퀴          

            동력       

              핸들링        

           스키            

        스키날      

             산의 경사면        

                스키어의 자세            

           우마차             

        바퀴       

               말, 소         

                마부의 고삐          

           자전거            

       바퀴      

             사람의 다리힘           

                   핸들           

           자동차             

      바퀴     

              엔진        

                스티어링          

            비행기              

       날개      

                엔진         

             스틱 & 러더         

 

                                                                                       표- 1

 

표-1을 통해 보시듯 모든 비히클은 이 세가지 기본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비행기가 우마차에 비해 다른 점은 단지 보조 장치가 많다는 것 뿐입니다. 결론적으로 모든 비히클은 기본구조가 같기 때문에 조종 방법도 같습니다.

 

세 요소의 성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첫 째, 바퀴는 이번엔 논외로 하겠습니다. 바퀴도 중국산 짝퉁부터 "명품" 한국산까지 차이가 있겠지만 기본 구조의 하나인 바퀴를 고정된 것으로 보아 조종에 영향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겠습니다.

 

둘 째, 동력의 특징은 방향성이 없다는 것입니다. 동력은 오직 설계된 방향으로의 직진성만 갖고 있습니다. 소나 말이 좌우로 비뚜러 갈 때도 있지만 자기 자신이 의도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앞으로 가기만 할 뿐입니다. 자동차나 비행기는 두말할 것도 없이 한 방향으로만 추력을 발행합니다.

셋 째, 핸들. 우리는 핸들을 매개로 비히클에 생명을 불어 넣습니다. 핸들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조종이 쉬우냐, 어려우냐가 결정됩니다.

핸들을 어떻게 다루는 것이 제일 쉽겠습니까? 여러분들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초보 단계는 힘으로 싸우는 단계입니다. 숙달 단계에서는 움직임을 느끼면서 부드럽게 다루는 단계입니다. 우리들 얘기로는 트림으로 조종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

 

다음 단계는?

그냥 내버려 두는 것입니다. 이 단계의 마이스터는 마부들입니다. 마부나 농부들이 우마차를 모는 것을 잘 보십시오. 이들은 마소들이 가는 대로 그대로 둡니다. 먼산도 바라보고, 풀피리도 불고, 장단도 맞춥니다. 무지 편하지요. 힘은 하나도 안듭니다. 언제까지? 마소가 원하는 방향으로 갈 때까지. 그러다 오른쪽으로 조금 틀어지면, “워리”하고, 왼쪽으로 조금 수정해 줍니다. 방향이 맞으면 또 내버려 둡니다. 모자라면 조금 더 수정해 주면 그 뿐입니다. 그걸 힘으로 한다고 해보세요. 힘은 힘대로 들 뿐더러 어디 마소의 힘을 당해내겠습니까?

 

스키부터 비행기 조종까지 똑같습니다. 잘 타는 스키어는 그냥 스키 위에 얹혀있을 뿐입니다. 필요할 때 방향만 살짝 돌려줍니다. 이 때도 힘들여 방향을 꺽지 않습니다. 핸들의 위치만 살짝 돌려주면 방향은 추력에 의해 저절로 돌아가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조종법을 ‘마부이론’이라고 부르겠습니다. 영어로는 “Flying by Itself”입니다.

 

 

마부이론 원리(Flying by Itself)

 

1. 추력에 올라타라(Riding)
추력의 방향성은 가변적이 아니라 일방향적이다. 그 추력과 방향성에 올라타면 핸들의 움직임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2. 핸들을 놔버려라(Let it go)
숙달단계에서는 팔꿈치를 팔걸이에 올려놓고, 컨트롤 휠을 병아리를 쥐듯 가볍게 쥐고, 휠에 오는 압력을 즉각적으로 트림을 사용하여 뉴트럴로 만듭니다. 이에 비해 그 다음 단계에서는 휠에서 손을 떼고 그대로 내버려 둡니다. 그리고 움직임의 경향성을 주시합니다. 그 경향성이 스스로 수정이 되지 않을 때만 필요한 만큼 수정합니다. 그 수정에는 트림 조정도 당연히 포함됩니다.

기초비행이론 상 한참 기다리면 비행기는 스스로 수정하게 되어있습니다. 기수가 낮아지면 속도가 늘어나고 속도가 늘어나면 기수가 들리면서 자기 위치를 찾게 됩니다. 그 때까지 기다리기엔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디비에이션의 크기가 커지므로 그 전에 수정을 하긴 해야죠. 그래도 즉각적인 수정보다는 기다리면서 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이 벗어나지 않습니다. 물론 필요한 만큼 계속 트리밍을 해야 합니다.


 

3. 비행기 조종을 3차원에서 2차원으로 바꿔라
비행기 조종이 어렵다고 생각되는 이유 중의 하나가 맨 첫 비행의 황당함이 각인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도대체가 직진 수평 비행 조차 어렵습니다. 3차원 상에서 한 점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반면 2차원으로 조종하는 것은 매우 쉽습니다. 수평(Lateral)과 수직(Vertical) 조종을 나눠서 합니다. 컨트롤 휠을 정상적으로 잡지 말고 손을 놓은 상태에서 비행기가 올라가면 ‘U’자형 휠의 가운데 부분을 (힘을 가해 누르지 말고) 올라가지 않을 만큼만 막아 줍니다. 그리고 손을 또 떼고 기다립니다. 또다시 올라가면 비행기가 올라가는 경향성을 갖고 있으므로 다시 막아준 상태에서 트리밍을 합니다. 반대로 내려가는 경우에는 잡아 당기지 말고 같은 부분을 받쳐만 주고, 위와 같은 방법으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비행기가 진행하도록 도와 줍니다.

수평 조작도 같습니다. 원하는 경로에서 벗어나면 아주 적은 양, 약 1, 2도의 뱅크를 준 후 기다립니다. 비행기가 슬금 슬금 제 경로로 돌아오면 다시 수평(Wing Level)을 맞춥니다. 절대로 내가 끌고 가지 않습니다. 수평이든 수직이든 경로를 벗어나면 ‘워리, 그 쪽이 아냐, 이쪽으로’ 소나 말을 툭툭쳐서 똑바로 가게 하듯이 조종합니다. 한 방향만 통제하는 것이 쉽고도 편합니다.
측풍 이륙시 러더 컨트롤도 풍하쪽 러더만 받쳐 줍니다. 양이 많으면 반대쪽 러더를 차는 게 아니고, 받치고 있는 러더만 조금 풀어 줍니다. 그러지 않고 반대쪽 러더를 찬다면 보통 과수정(Over Correction)되기 쉬울 것입니다. 엔진 페일 시도 마찬가지 입니다.

마부이론을 이용하여 조종하기 위해서는 인내심과 여유가 필요합니다. 부기장이나 학생 기장입장에서는 그럴만한 상황이 안될 수 있습니다. 먼저 교관들이 실험을 해 보고 학생 기장에게 연습을 시키면 좋겠습니다.

눈을 부릅뜨고 FD를 따라가면 한 점을 축으로 비행할 수도 있습니다. 근데 무지 피곤합니다. 반면 비행기를 스스로 비행하게 하면 한 일원짜리 동전 크기의 범위에서 비행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 효과는 부드럽고, 편안하고, 쉽고, 여유있고, 안전한 비행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특수이론에 대해 말씀 드렸습니다. 이와 더불어 일반이론도 한 번 집고 넘어가겠습니다.

 

 

 

비행 일반이론

 

1. 몸으로 느껴라.
더 말해 무엇하겠습니까. 손을 놓고 비행기가 스스로 가게 하면 더 잘 느낄 수 있습니다. 손으로 무엇을 잡으면 잡는 순간 힘이 들어가고 근육이 경직되게 되어 있습니다. 편안하게(Relax), 그리고 한 곳에 집중(Fixation)하지 말고 비행기의 움직임을 몸으로 느끼세요.


 

2. 멀리 보라
얼마나 멀리 보십니까? 자동차 운전할 때 얼마나 멀리 보십니까? 퀴즈 하나 내겠습니다. 굽어진 길에서 안보이는 앞쪽의 신호등을 볼 수 있습니까? 답은,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반대편 차선에 차가 줄줄이 있다면 현재 녹색등입니다. 내가 가면 빨간색으로 빠뀔 가능성이 거의 100%. 차가 없다가 오기 시작하거나 아직 없다면 내가 도착할 때쯤 녹색등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당연히 에너지 매니지먼트를 해야지요. 빨간색이면 악셀 아이들, 파란색이면 속도를 유지하거나 조금 증속합니다. 아무리 시내에서라도 정지(Full Stop)하지 않고 갈 수 있다면 자동차 수명도 늘고 연료도 절약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비행 중엔 얼마나 멀리 봅니까? 퀴즈 하나 더, 인천 활주로 33R 너머 연장선에 있는 삼각형 섬을 보셨습니까?
멀리 보면 나의 변화를 금새 알 수 있습니다.


 

3. 밖을 보라
바깥은 아주 중요한 계기판입니다. 게다가 무지 크기 때문에 따라가기가 내부 계기보다 쉽습니다. 밖을 계속 보고 있으면 착륙시 계기에서 외부(Visual)로의 전환이 필요 없어서 Flare가 쉽습니다. FD 따라가기(Follow)가 쉽다고 생각한다면 저시정 이착륙 활주(Rolling)을 생각해 보세요. FD보고 하는 게 쉽겠습니까, 코앞밖에 보이지 않아도 밖을 보고 하는 게 쉽겠습니까? 당연히 밖을 보는 게 쉽습니다.
밖을 보되 그것을 계기판으로 삼으려면 나름의 참조점(Reference)가 있어야 합니다. 선회를 할 때 이제는 PFD를 보고 하지 말고 가상 수평선을 보고 하세요. 가상 수평선을 3등분하여 30도 뱅크를 주는 것은 어렵지 않으므로 몇 번 해보면 예전같이 금새 적응할 수 있을 겁니다.

수직 경로(Vertical Path)도 외부 참조점을 갖고 하면 아주 쉽습니다. 내가 목표지점(Aiming Point)으로 같은 각도로 계속 간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아니면 외부 트래픽이 나에게 Head-On으로 똑바로 온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답은 그 점이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있는 경우입니다. 기장 스쿨에 들어온 분들은 적어도 비행을 10년 이상했기 때문에 3도의 강하각이 DNA에 입력되어 높은지 낮은지 감각적으로 알 것입니다. 그 위치에서 에이밍 포인트가 내 창문(Windshield)의 한 지점에 고정되어 있다면 ILS 계기를 보든 보지 않든 3도를 유지하고 있는 겁니다. 내부 계기는 참조용으로 가끔만 봐주면 됩니다.

 

비행 일반이론을 보면서 뭔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 지 않았습니까? 말이 비행 이론이지 무얼 배우든지 처음 배울 때 듣는 말입니다. 아이가 어렸을 때 우리 아이와 아이 동네 친구들에게 자전거 타는 걸 가르쳐 준 적이 있었는데, 그 때도 똑 같은 말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멀리 봐라’, ‘핸들을 꽉 쥐지 마라’, ‘힘 빼고 자전거가 움직이는 거를 느껴라’ 등 등 일반이론은 어디나 다 같습니다.

그 일반이론에 특수이론을 접목해 보시기 바랍니다. 말이 특수이론이지 이것도 사실 일반이론의 확장에 지나지 않습니다. 다시 한 번 말씀 드리면 비행은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제대로 배우면 쉽게 할 수 있습니다. ‘타는 것’ 중 어느 하나라도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과 비행기를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혹 그런게 없더라도 상관없습니다. 모두다 잘할 순 없으니까요. 전 스키탈 땐 스키에 몸을 싣지 못하고, 수영할 땐 물이 딱딱하고, 골프 칠 땐 클럽을 느끼지 못합니다. 반면 자전거나, 세일링보트, 자동차는 조금 느끼며 탈 수 있습니다. 비행을 할 땐 내가 할 수 있는 것의 일반 이론과 비교를 하시면 됩니다.

 

쉽게 비행하세요. B777과 A330이 비행하기 쉽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그 비행기들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이고 특수한 비행조종이론을 시스템적으로 구현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B737이나 B744엔 그런 장치가 없지만 우리가 테크닉적으로 그렇게 비행한다면 B737이나 B777이나 똑 같습니다.

조종할 때 부기장과 기장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저도 부기장 때는 아주 정밀하게 조종하려고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1도도 안틀리게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잘하다가도 어느 하나가 삐죽 튀어나오는 경우가 왕왕 있었습니다. Flare 직전까지 완벽한데 활주로 한쪽에 내린다든지 하는 경우입니다. 반면 기장이 된 후엔 예전만큼 멋지게 내리진 못하지만, 크게 벗어나지 않고 더 안전하게 조종한다고 생각됩니다.

 

 

 

다음 기장스쿨 ‘접근 및 착륙’은 다음 문단으로 시작할 계획입니다.

 

여러분들은 좋은 접근 및 착륙을 위하여 무엇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합니까? 정확한 속도? 아니면 정확한 강하 프로파일? 또는 부드러운 착륙? 이것들 모두 중요하긴 하지만 착륙 과정에서 필요한 요소들에 불과합니다. 착륙에 있어서 최종적인 목표는 (안전하면서도) 착륙거리(Landing Distance) 즉, 착륙거리를 얼마나 짧게 할 것인가 입니다.

 

 

김종오의 기장스쿨은 다음 주에도 계속됩니다.



XE Login